[카 &테크]실적효자 ‘RF-SiP 기판’ 사업 총괄, LG이노텍 첫 女임원 황정호 상무
LG이노텍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 기판 사업을 총괄하는 황정호 상무. LG이노텍 제공
최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황정호 LG이노텍 상무는 검지손가락 위에 올려진 초소형 기판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스마트폰 나노 유심 정도의 크기에 불과한 이 제품은 LG이노텍의 실적 효자로 꼽히는 ‘RF-SiP(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 기판’이다.
황 상무는 “반도체 회사들은 최대한 작고 얇은 기판을 선호한다. 그래야만 스마트폰 내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라며 “RF-SiP 기판 두께를 0.3mm 이하로 만드는 것이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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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은 2012년부터 엔지니어 출신을 고객사 영업에 배치하고 있는데 황 상무도 연구원에서 영업인으로 변신해 현장을 누벼왔다. 황 상무는 “엔지니어 출신이 영업에 나서니 고객사의 갑작스러운 제품 변경 요청에도, 기술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한지 설명해줄 수 있었고 기술 구현이 가능한 제안엔 ‘그거 해볼 만하다’며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 내부적으로도 수년간 반도체 기판 개발만 해오던 이들이 영업을 잘 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었지만 기술자 특유의 강점을 영업에서도 발휘한 셈이다.
이 덕분에 글로벌 RF-SiP 기판 시장에서 LG이노텍의 시장점유율은 32%로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황 상무도 RF-SiP 기판 사업의 성장 덕분에 지난해 말 LG이노텍 첫 여성 임원이 됐다. 황 상무는 “엔지니어든 영업 업무든 여성이라고 한계를 두지 않는 기업문화가 갖춰져 있다면, 여성 인력들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