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식 매각에 우려 목소리… 비빔밥 등 한식 메뉴 개발 앞장 세계 최우수 기내식 ‘머큐리상’ 수상… 외주 불가피… “경쟁력 약화될라”
“기내 비빔밥은 한식을 전 세계로 알린 시작이었는데….”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기내식 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데 대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기내식 서비스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으로 매년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비빔밥과 불고기 등 한식 기내식을 제공하면서 한식을 알리는 효과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은 1975년 경기 김포에 기내식 전문 공장을 세우면서 본격화됐다. 1980년대부터는 그룹 내 기내식 사업부를 발족해 조리와 운반, 탑재, 관리, 서비스 등을 전문화했다. 기내식 사업이 수익 제고와 더불어 항공사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대한항공은 1980년대부터 설렁탕과 갈비, 김밥류, 만두 등의 한식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2년 전기밥솥을 이용한 비빔밥을 선보였고, 1997년엔 비빔밥을 전 좌석에 모두 제공했다. 이에 대한항공 비빔밥은 이듬해 전 세계 최우수 기내식에 주어지는 ‘머큐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각 주체와 향후 기내식 사업 협력을 논의하겠지만 직접 기내식 사업을 할 때 있던 운영상의 장점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 악화에 빠져드는 항공사들이 기내식, 정비, 조업 등의 인프라를 매각하곤 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항공사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오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매각 협상 중이기 때문에 추후 재매입이나 기내식 서비스 계획도 차차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