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들어오는 속도 시속 15km, 성인 걸음보다 빨라 사고 잇따라 물때-위험지형 사전에 확인해야
해경 구조대원들이 지난달 5일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갯벌에서 조개를 캐다 밀물에 고립됐던 일가족 8명을 구조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지난달 8일 오전 1시 35분경에는 하나개 해수욕장 갯벌에서 30대 부부가 해루질(랜턴이나 횃불을 들고 야간에 물 빠진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행위)을 하다 밀물에 고립돼 바닷물이 가슴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해경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오면서 갯벌 체험을 하는 관광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3년간 전국 갯벌에서 조개 채취 등을 하다 발생한 안전사고 10건 가운데 1명꼴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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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물때를 확인하지 않고 갯벌에 들어갔다가 고립되거나, 야간이나 안개로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해루질을 하다 방향을 잃는 등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늦은 밤 해루질을 하는 경우 운항 중인 선박이나 건너편 육지의 불빛을 이동 경로로 착각해 방향을 잃는 경우가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속도는 시속 7∼15km로 성인의 걸음보다 2∼3배가 빠르다. 밀물 때 바닷물이 빠른 속도로 갯벌로 밀려온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어패류를 채취하다 육지로 돌아가는 도중에 순식간에 고립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바닷물이 갯벌 위로 차오른 뒤에는 길을 잃고 자칫 갯골에 빠져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7∼8m여서 밀물이 시작되면 갯벌 밖으로 빨리 탈출해야 한다. 아울러 △갯벌에 들어가기 전에 물때를 확인한 후 밀물 시간 휴대전화 알람 설정하기(해로드 앱 이용) △야간이나 안개 시에 갯벌에 들어가지 않기 △방수팩, 호루라기 지참하기 △구명조끼 착용하기 △나 홀로 갯벌 출입 금지 △갯벌에 빠졌을 때 누워 자전거 페달 밟듯이 다리를 움직여 빼내기 등의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인천 지역의 해수욕장은 모두 28곳. 1일 중구 을왕리, 왕산, 강화 동막 해수욕장 등 6개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25일까지 옹진군 관내 백령도 대청도 등 모든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한다. 지난해 인천의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강화 동막 해수욕장 25만5000여 명을 비롯해 81만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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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