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결과 밝히는 자리서 갑자기 마스크 벗고 “떨 이유 없다” 브라질 언론協 “취재진 위협” 반발… 평소에도 위험성 과소평가해 논란
7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오른손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 뉴시스
BBC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진행된 생방송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기침과 고열 등의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그는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 그게 인생”이라며 “삶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치료에 돌입했다. 그는 4일 미국 대사관에서 토드 채프먼 미 대사, 양국 외교 관리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 당시 참석자들 역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그의 방역 무시 행동을 보다 못한 법원까지 나섰다. 당시 법원은 “대통령은 법률을 지켜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다. 4월 말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 사항이 된 만큼 대통령이 어기면 하루에 2000헤알(약 47만 원)씩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판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날도 별것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취재진에게 다가간 그는 돌연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보라며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언론협회는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라며 연방대법원에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