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신청 그쳐 인수자금 ‘구멍’ 본격적 인수작업 기대했던 채권단 “흥행실패, 예상하지 못했다” 난감 HDC현산, 산은-수은 지원 요청할듯
8일 채권단 등 금융권에 따르면 6일 HDC현산이 6일 총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한 결과 110억 원의 신청을 받는 데 그쳤다. 1500억 원을 목표로 했던 2년물에는 10억 원이, 500억 원 모집을 계획했던 5년물에는 100억 원이 모였다. 1000억 원 규모의 3년물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시아나 인수를 계획하던 HDC현산의 향후 재무사정이 악화될 것이란 시장 전망이 팽배해지면서 회사채 발행도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채권단도 난감해졌다. 아시아나 매각에 사활을 건 금융위와 채권단은 이번 HDC현산의 회사채 발행을 아시아나 매각 작업의 ‘부활 신호탄’으로 봤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이 흥행 참패로 끝나면서 인수 작업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과 함께 본격적인 인수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라며 난감해했다.
산은과 수은이 아시아나에 이미 3조3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한 것도 부담이다. 문제는 HDC현산 외에 아시아나를 인수할 기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채권단이 HDC현산에서 인수 자금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인수 자금과 관련해 어떤 요청도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도 “구체적 협상에 돌입하면 채권단의 인수 자금 지원 여부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HDC현산 관계자는 “13일까지 추가 청약을 진행하고 부족분은 매각 주간사회사에서 소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