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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대북 제재 창의적 접근 필요”…남북 관계 개선 로드맵 밝혀

입력 | 2020-07-06 19:36:00


문재인 정부 2기 외교안보라인이 6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대북제재에 대해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대북제재 아래서도 남북협력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자는 남북 대화 복원을 통해 우선 인도적 교류협력 재개한 뒤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합의 이행을 추진하겠다는 3단계 로드맵도 제시했다.



●워킹그룹 개선 방침 내비친 이인영


이 후보자는 6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로 첫 출근하면서 “워킹그룹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과 또 우리 스스로가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서 해야 한다는 게 평소의 제 생각”라고 밝혔다. 이어 대북 제재와 관련해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했던 것은 한반도 평화”라고 강조했다. 워킹그룹 역할 조정을 통해 인도적 지원과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제재 예외 인정 등 적극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워킹그룹은 한미 정부가 남북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북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한미 간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2018년 11월 구성된 회의체다. 하지만 북한이 워킹그룹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선 워킹그룹 기능 재조정 필요성은 물론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외교부를 통해서 또는 워킹그룹이라는 실무그룹을 통해서 미국의 허락을 받으려고 하는 걸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런 상상력,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남북 관계 개선 로드맵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지금 시점에서 첫 번째 노둣돌을 놓는다면 다시 냉랭해진 관계가 대화를 복원하는 관계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하나를 놓는다면 인도적인 교류와 협력을 지체 없이 하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고 또 하나를 놓는다면 그동안 남과 북이 약속하고 합의한 걸 실천하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단절된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대북인도적 지원 등 교류협력을 재개한 뒤 4·27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철도연결,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등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후보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의 발사 3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한 데 대해선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긴장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한하는 비건, 북-미 접촉 가능성은


7일 서울에 도착하는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박 3일 동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물론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 2기 외교안보라인과도 만남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기간 한미 당국은 워킹그룹 기능 재조정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11월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향후 구상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비건 부장관이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현재로선 이 일정이 성사되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4일 담화에서 “북-미가 마주 앉을 필요 없다”며 미국의 입장 변화를 압박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북-미 접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