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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되는 질문은”… 신입사원에게 MZ세대 배우는 임원들

입력 | 2020-07-03 03:00:00

기업들 ‘리버스 멘토링’ 속속 도입




LG유플러스의 20대 신입사원 김현이(왼쪽), 조세영 씨(가운데)와 50대 임원인 박치헌 전략기획담당(상무)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의 만남은 젊은 세대와 임원의 소통 다리를 놓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LG유플러스 제공

“상무님, 요즘 ‘힙’한 서울 성수동 카페거리의 요가 카페 같이 가실래요?”

LG유플러스의 20대 신입사원 김현이 조세영 씨는 50대 임원인 박치헌 전략기획담당(상무)에게 1일 이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통칭)와 임원의 소통 다리를 놓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의 첫 장소를 신입사원들이 직접 제안한 것이다. 리버스 멘토링은 상급 직원이 신입사원의 멘토로 활약하던 전통적 관행에서 벗어나 신입사원이 상급직원의 멘토가 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두 사원과 박 상무는 서울 용산 본사 사옥과 떨어진 성수동에서 차를 마시며 격 없는 대화를 나눴다. 고요한 새소리 배경음악과 함께 명상과 요가 프로그램도 함께했다. 박 상무는 “20대들이 명상 등 정적인 문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며 “젊은 직원과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이 MZ세대 임직원을 이해하기 위한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 산업의 주요 고객인 ‘1990년대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고위급 임원들이 배움의 시간을 자청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하현회 부회장 등 LG유플러스 임원 10명은 평균연령 27세인 신입직원 20명과 회사 밖에서 ‘회사 내 이슈’를 벗어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요즘 것들의 취업준비’ ‘물어보면 꼰대되는 질문’ ‘트렌디한 패션 코디’ 등 다양한 주제가 쏟아졌다. 하 부회장은 신입사원과의 만남 장면을 영상으로 제작해 7월 말 공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회 실시한 리버스 멘토링을 올해 상·하반기 2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젊은 세대의 구매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이들의 감성을 뒤쫓으려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진 것이다. LG유플러스 최고인사책임자(CHO) 양효석 상무는 “전체 직원 중 1990년대생 직원이 21%로 늘어났다”며 “리버스 멘토링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조직 관리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버스 멘토링은 LG유플러스뿐 아니라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유통 기업들로도 확산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3월부터 만 24∼39세 사이 임직원 중 12명을 연구원으로 선발해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연구원들은 3개월 동안 경영진에 요즘 뜨는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맡는다. 매주 금요일마다 ‘프로젝트빔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태원 맥줏집’ ‘옛날 감성을 살린 서울 익선동 오락실’ 등 핫플레이스를 직접 방문하고, 현업 부서에 매장 콘셉트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젊은 세대의 생각을 경영에 반영하려는 조직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평균연령 29세의 ‘2030 기업문화 전담팀 Y컬쳐팀’을 지난달 25일 신설했다. 이 팀은 구현모 사장과 중간 허들 없이 직접 소통하며 2030세대 직원의 목소리를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SK텔레콤은 신규 서비스 출시 전 20대 고객의 눈높이로 서비스를 평가하는 20대 직원 중심 주니어보드를 신설할 계획이다. 주요 IT서비스의 사용자는 10∼30대인데 30대 이상 직원들이 서비스 출시 전 평가를 도맡아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유근형 noel@donga.com·황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