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1루 키움 박병호가 좌월 2점 홈런을 날린 뒤 이정후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키움 히어로즈의 위닝시리즈를 이끈 주인공은 단연 박병호(34)였다.
박병호는 2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2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7 역전승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이 값진 위닝시리즈를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이로써 키움은 단독 2위(32승 19패)를 유지하며 3위 두산(29승 21패)과 게임차도 종전 2.5경기로 벌렸다.
지난 5경기에서 16타수 1안타(타율 0.063)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이날의 대폭발로 고민을 털어낼 수 있었다.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출루하며 몸을 풀었고, 1-5로 뒤진 3회 1사 후에는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박동원과 이지영의 연속 안타로 홈을 밟아 추격점을 만들어냈다.
5회 4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숨을 고른 뒤 7회 5번째 타석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팀이 8-7로 역전에 성공한 뒤 맞이한 1사 1루서 윤명준의 시속 123㎞ 커브를 강타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2점홈런(13호)을 터트렸다. 특유의 폴로스루 동작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윤명준의 주무기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받아친 노림수가 돋보였다. 키움은 이 한 방으로 10-7까지 달아나며 불펜의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이날 포함 박병호의 타율(0.226·164타수 37안타)은 그간의 명성과 걸맞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팀이 필요할 때면 늘 해결사로 돌아온다. 이날도 그랬다. 이것이 4번타자의 가치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