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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필수템’…없어서 못 파는 젤리슈즈의 시절이 왔다

입력 | 2020-07-02 17:04:00


로저 비비에르

젤리슈즈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말랑말랑하면서도 가벼운 데다 형형색색의 컬러감이 두드러지는 젤리슈즈는 여름철 ‘필수템’. 하지만 올해는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더 정교하고 진화한 젤리 샌들을 들고 대거 시장에 합류하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보그’는 “유년기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레트로 흐름을 타고 다양한 종류의 젤리슈즈가 올여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며 “고전적인 PVC 소재 젤리슈즈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젤리슈즈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1940년대 후반 등장했다고 추정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죽이 부족해지자 이를 대체하면서도 물에 강한 소재를 찾다가 개발됐다는 것. 1950년대 후반부터 플라스틱 붐을 타고 본격적으로 생산됐고, 1980년대 다양한 컬러감이 가미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원래 젤리슈즈는 다소 유아적이면서 유치한 분위기를 풍기는 키치적인 매력과 투박함이 매력 포인트.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여기에 화려한 스터드, 로고나 리본, 플라워 디테일이 더해져 소녀 같은 감성에서부터 화려하고 도시적인 느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왔다.

특히 발렌티노 구찌 셀린 같은 전통적인 명품업체들이 젤리슈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발렌티노



구찌의 젤리슈즈는 금속으로 만든 로고와 크리스털 스터드 등으로 화려함을 준다. 에디 슬리만의 셀린이 선보인 고무 소재의 비치샌들은 미니멀한 절제미를 잘 살린 젤리슈즈다.

구찌


고무나 PVC 소재로 만들어진 젤리슈즈는 바닷가에서 놀 때도, 갑자기 비가 올 때도 신경 쓰지 않고 막 신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싼 맛에 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주요 덕목의 하나로 꼽히는 이 신발을 명품업체들이 만든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에르메스 알로하

국내에서는 에르메스가 이번 시즌 출시한 젤리슈즈인 알로하가 큰 인기다. 입고되는 족족 다 팔리는 ‘완판템’이 됐다. 몇만 원에도 살 수 있는 저가 브랜드에 비해서는 훨씬 비싸지만 다른 메인 라인에 비해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명품 젤리슈즈’의 인기 요인이다.

셀린



PVC 소재를 쓰지는 않았지만 젤리슈즈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샌들을 출시한 업체도 있다. 명품 브랜드 더로, 에레우 등은 끈이 여러 겹 연결된 전형적인 젤리슈즈 외관과 느낌을 그대로 따온 제품을 출시했다. 소재를 따로 확인하지 않으면 헷갈릴 만하다.

한국에서 젤리슈즈는 여름철 폭우가 쏟아질 때나, 지루한 장마철에 레인부츠 대신 맨발에 신는 신발이란 고정관념이 있지만 사실 활용법은 무한하다.

발렌티노

영국 출신 모델이자 패션 인플루언서 알렉사 청은 “놀라울 정도로 모든 종류의 옷에 다 잘 어울린다”고 젤리슈즈 예찬론을 펼친다.

비치드레스나 짧은 팬츠에 신으면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 룩을 만들어내지만 그 외에도 자유롭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알렉사 청의 스타일링을 참고해보자. 플라워패턴 장식이 박힌 젤리슈즈를 데님 롤오버와 묵직하고 두꺼운 양말에 신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셔츠에 정장 스커트, 숄더백 같은 평범한 오피스 룩에도 귀엽고 굽 없는, 투박한 젤리슈즈로 재미있는 패션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