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구성 협상 결렬후 상임위장 단독 선출 17개 차지 1987년 체제 이후 32년 만… 野 “의회민주주의에 弔鐘” 與, 심야 상임위 열어 35兆 추경 처리… 졸속심사 논란
통합당, 상임위장 포기 선언후 불참… 與 단독 투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기 위해 줄을 서서 투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는 것에 반발해 통합당 몫 7개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해 포기를 선언하고 이날 본회의도 불참했다. 이로써 원내 1당이 32년 만에 상임위원회 전석을 차지하게 됐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마지막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투다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통합당은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중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통합당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강제 배정했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야당 몫 국회 부의장과의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직과 15일 이미 여당이 단독 선출한 법사위원장 등 6개를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상정했다. 박 의장은 본회의에 앞서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1988년 13대 총선 이래 32년간 지속된 여야 배분의 원 구성 관례를 깬 176석 거대 여당의 독주에 통합당은 원내 투쟁과 여론전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지금의 괴로움으로 1년여 후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신념에 불탄다면 오히려 좋은 계기”라며 “야당으로서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자”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박 의장이 이날 강제 배정한 상임위에 대해 103명 전 의원이 사임계를 제출했다. 추경 심사는 일단 보이콧하고 냉각기간을 거친 뒤 추후 상임위에 참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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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본회의가 끝난 직후부터 이날 늦은 밤까지 16개 상임위를 단독 개최해 추경안을 처리했다. 35조 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에 외교통일위는 1시간 4분 걸리는 등 졸속 심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합당 주 원내대표는 “사나흘 만에 민주당 단독으로 35조 원을 심사한다는 건 얼렁뚱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