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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겠다는 유상철, 뜯어말린 주치의

입력 | 2020-06-30 03:00:00

췌장암 4기서 병세 호전 유감독
7연패 인천 복귀 의사 밝혔지만, 스트레스 심한 직무에 건강 우려
구단, 결국 새 사령탑 찾아보기로




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49·현 인천 명예감독·사진)의 인천 사령탑 복귀가 무산됐다. 유 감독의 건강을 걱정한 구단이 유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9일 프로축구 K리그1(1부) 인천 관계자에 따르면 유 감독은 27일 인천과 FC서울(0-1·인천 패)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고 경기 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와의 미팅에서 팀을 다시 맡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K리그1 최하위(12위) 인천은 최근 7연패와 함께 리그 개막 이후 9경기 연속 무승(2무 7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유 감독에 이어 올 시즌 인천 지휘봉을 잡은 임완섭 감독(49)은 서울과의 경기 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난해 11월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은 유 감독은 강등권에 놓였던 인천의 1부 잔류(최종 10위)를 이끈 뒤 사령탑에서 내려와 치료에 전념해 왔다. 인천 관계자는 “자신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팀 성적이 떨어진 것에 책임감을 느낀 유 감독이 강하게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13차례 항암 치료를 받은 유 감독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건강 상태가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유 감독의 주치의와 감독직 수행 가능 여부 등을 논의한 인천은 최종적으로 유 감독의 복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인천 관계자는 “주치의로부터 유 감독의 건강 상태가 기적적으로 호전된 건 맞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답변을 들었다. 유 감독의 팀에 대한 애정을 잘 알고 있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유 감독이 아닌 새 감독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은 당분간 임중용 수석 코치(45) 체제로 팀을 운영한다. 명예감독인 유 감독은 신임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 팀 운영에 대한 조언 등을 하는 ‘후방 지원’ 역할을 맡기로 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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