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희진 산업2부 차장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이 역멘토링을 도입하고 있다. 그중에서 롯데쇼핑은 올 4월부터 창사 이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독특한 실험을 하고 있다. 여러 부서에서 온 젊은 사원 20명으로 구성된 ‘비밀상담소’가 바로 그것이다. 매주 금요일만 운영되는 이 상담소에는 각 부서의 팀장급 이상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찾아온다. 백화점에 이런 카페를 입점시키는 게 어떨지, 새로운 점포의 이름을 이대로 짓는 게 좋을지 의견을 구한다. 이 기업은 비밀상담소 외에도 정기적으로 경영진과 젊은 사원끼리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라이브 방송이나 익명 게시판을 운영하며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워낙 파격적인 시도이다 보니 제도를 도입했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었다. 최근 몇 년간 기업을 돌며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강의해온 한 전문가는 역멘토링제가 취한 방식에 따라 기업들이 얻는 효과는 천차만별이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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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얘기할 때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들의 특성 때문에 기성세대보다 일에 대한 성취 욕구가 덜할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부당하게 여기는 것은 일 자체가 많은 게 아니라,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보여주기식 업무가 반복되거나 일에 대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을 때다. 앞으로 젊은 세대를 활용할 때는 새로운 시도 자체에 만족하는 것을 넘어 그 방식에 대해서도 세심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염희진 산업2부 차장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