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북한군 노획문서 분석
포병부대 ‘자주포 사격 훈련’ 북한의 확성기 재설치 및 대남전단 살포 준비로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23일 오전 경기 파주시 훈련장에서 한 포병부대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주포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뉴스1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군 노획문서 자료집을 23일 발간했다. 2권 분량의 자료집은 1942년 창설된 미군 특수부대 연합군번역통역국(ATIS)이 6·25전쟁 당시 입수한 북한군 노획문서를 완역해 분석한 것이다.
○ “1948년 철수했다”던 소련, 실제론 北 남침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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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군’을 자처한 소련이 실제로는 북한 지역을 지배하려 했다는 정황을 담은 증거도 나왔다. 북한 청진항을 30년 동안 소련 해운회사에 양도하라는 북한 인민위원회의 지시 문건이 그것. 북한 정권이 수립된 1948년 9월 9일 이전인 1947년 7월 16일에 해당 문건이 작성됐음을 감안할 때 정권 수립 이전부터 소련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항구 소유권과 같은 이권을 행사하려 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 ‘北 남침’ 뒷받침하는 전투명령서도 추가 공개
북한의 남침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추가로 발굴됐다. 발간된 자료집에는 북한군 제783부대의 전투명령서와 북한군 제2사단의 전투명령서 등이 포함됐다. 제783부대 전투명령서는 6·25전쟁 발발 이틀 전인 1950년 6월 23일에 나왔으며 제2사단 전투명령서는 1950년 6월 21일까지 국군 제6사단 제7연대가 주둔하고 있던 강원 춘천 방면으로의 남침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담고 있다. 군사편찬연구소 측은 “기존에 공개됐던 북한군 제4사단 전투명령서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된 북한군 전투명령서로, 6·25전쟁이 북한의 사전 계획에 의한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해군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도 함께 공개됐다. 미국이 확보한 북한군 노획문서 중에는 6·25전쟁을 앞두고 1950년 1월부터 3월까지 실전훈련을 전개하고 수정을 거듭한 북한해군 제1전단의 작전임무 보고서를 포함해 1950년 6월 10일 영흥만 일대에서 이루어진 북한군 제2정대의 항해 훈련 계획서와 북한해군 제599부대의 전투보고서 및 전투일지 등이 포함됐다. 또 6·25전쟁 이전인 1950년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부대의 이동로 및 피해 상황을 적은 ‘리홍식의 일기’와 북한군 게릴라 부대원 이건창이 1950년 7월 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작성한 일기 등 북한군의 남침 이동 경로와 당시 상황 등을 보여주는 사료도 이번에 새로 공개됐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