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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행동 승인’은 김정은 몫… 전면 나설 타이밍 저울질하는 듯

입력 | 2020-06-20 03:00:00

[남북관계 위기]정부, 金 등장 시간문제 판단




北 서해 접경지역 해안포 포문 개방 19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 인접한 북한 개머리해안에 설치된 해안포의 포문이 열려 있다(원 안). 접경지역 해안포 포문을 개방한 것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으로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다음 날인 17일에도 개머리해안의 일부 해안포 포문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도=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적 행동’에 나서는 게 임박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준을 통한 군사행동을 예고한 만큼 중앙군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를 승인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정부 당국이 보고 있는 것. 미국이 북한의 대남 강경 드라이브에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 연합 훈련 재개를 거론하며 받아친 만큼 김 위원장의 등장 시기와 그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정은, 조만간 중앙군사위 주재할 듯
앞서 1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총참모부는 (한국을 향한) ‘대적 군사행동 계획’을 보다 세부화해 빠른 시일 내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북한은 고위급 담화 등을 내놓지 않으며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하나 이미 ‘연속 행동’을 공언한 만큼 추가적인 대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총참모부가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지구에 군대 재배치 등을 예고한 만큼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를 열어 이를 추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소식통은 “총참모부가 중앙군사위를 통한 비준을 예고한 만큼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중앙위 개최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그 시기나 발표 형식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군사위가 개최된다면 북한이 최근 드라이브를 걸어온 한국을 향한 ‘대적 행동’의 전면에 김 위원장이 나서는 모양새가 된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4일 담화를 시작으로 대남 강경책을 주도해 왔지만 중앙군사위에 들어있지 않다. 노동신문은 18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완파된 이후 “반드시 죗값을 받아내기 위한 우리의 1차적인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도 했다. 이에 향후 대남 압박 2단계는 김정은-군부 중심의 드라이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앙군사위는) 지금 회의가 개최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북한이 질질 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北, 고강도 군사 압박 본격화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연락사무소 파괴를 비판한 정부에 대해 “결산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신은 ‘천만번 응당한 징벌’이란 논평에서 “우리의 1차적 첫 단계 조치에 불과한 물리적 행동에 남조선 당국이 분별을 잃었다”며 “실속도 신의도 없는 상대와 마주할 필요가 없으며 남은 것은 결산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등장하면 김여정이 펼쳤던 압박보다 한층 수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내 책상 위에 핵단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던 김 위원장은 전략무기 사용의 승인권을 갖고 있다. 당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는 미국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넘게 되는 것이어서 SLBM 모습 공개나 신형 잠수함 진수식을 먼저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잠수함 시설이 있는 신포로 향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현재 평양에서 머물며 조용히 내부 숙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정황이 대북 소식통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북한의 최근 행동은 대남 압박에 집중돼 있는 만큼 금강산 관광지구 내 우리 시설에 대한 철거나 폭파에 나설 가능성이 비중 있게 제기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을 찾아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특히 총참모부가 공언한 대로 금강산에 군을 재배치하려면 시설 철거가 필요한 상황이며, 해금강호텔이나 컨테이너 숙소 등 재활용이 어려운 시설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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