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비상]납처럼 무거워… 10분만에 숨 가빠져 인천 선별진료소 직원 3명 실신… 당국 ‘전신가운’ 등 뒤늦게 대책 신규 확진자 사흘만에 다시 50명대, 생활방역후 수도권 확진만 882명 하루 검사건수 대구폭증때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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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규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감을 반복하며 끈질기게 발생하는 탓이다. 이날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50명이나 나왔다.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다. 방역당국이 무증상, 경증 환자로 인한 전파를 100%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무더위까지 덮치면서 방역현장 곳곳에서 과부하가 나타나고 있다.
○ ‘3일’ 내 포착해야 감염 고리 끊는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일 57명이 나온 뒤 이틀간 30명대를 유지하다 10일 다시 50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환자 발생을 포착하는 시점이 감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잠복기는 4일. 그런데 국내 코로나19 ‘세대기’는 평균 3일에 불과하다. 세대기는 환자 한 명이 생기고 그 다음 환자가 발병할 때까지의 기간이다. 첫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난 뒤 평균 사흘째에 2차 감염 환자들의 증상이 발현된다는 뜻이다. 정 본부장은 “세대기가 3일로 굉장히 짧다. 그 안에 접촉자를 찾아 격리시키지 못하면 확진자를 찾았을 때 이미 2, 3차 전파가 일어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 검사 급증에 무더위 덮친 방역현장
수도권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무더위까지 덮치면서 방역 최일선인 보건소마다 비상이 걸렸다. 인천 미추홀구보건소의 방역실무를 총괄하는 감염병관리팀장은 코로나19 발생 후 두 차례나 교체됐다. 첫 번째 팀장은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3월 초 다른 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자는 부임 두 달여 만에 과로로 쓰러졌다. 팀장이 공석이 되자 3년가량 위생과 업무를 맡은 직원이 대신 업무를 맡게 됐다. 이달 4일에는 감염병관리팀에 파견을 나온 직원이 사직서를 냈다. 급기야 9일에는 남인천여중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탈진해 실신했다.큰나무교회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용인시 기흥구보건소도 사정은 마찬가지.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한 보건소 직원은 “방호복을 입고 10분만 지나면 온몸에 땀이 차고 숨이 가쁘다”며 “방호복 안에 얼음 팩 여러 개를 집어넣은 조끼를 입으니 납처럼 무거웠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방역당국은 10일 ‘하절기 선별진료소 방역수칙’을 내놓았다. 선별진료소 근무자에게 두꺼운 레벨D 방호복 대신 상대적으로 간편한 전신가운 등 개인보호구 4종 세트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전예약제도 도입한다.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대에는 운영시간을 줄이고, 그늘에 야외천막을 설치하도록 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냉방 텐트도 마련한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더운 날씨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검사에 매진하다 간호사 세 분이 쓰러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선별진료소의 근무조건과 환경을 개선하는 운영수칙을 새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강동웅 leper@donga.com·전주영·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