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2020.1.30/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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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년 9개월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에 응답을 하지 않으면서 남북관계 ‘단절’의 첫 움직임에 나섰다.
당초 북한이 엄포를 놓았던 연락사무소 폐쇄에 이어 개성공단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 예고한 조치들이 수순대로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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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응분의 조처를 따라 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없이 버림받고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연락사무소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한 북남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이 8일 실제 행동에 돌입하기 위한 첫 단추로 연락사무소의 연락에 응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북측이 개성공단 철거,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 예고된 이후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이 기존에 우리에게 예고한 1단계 조치가 취해진 것이지만 이러한 조치가 ‘파국’으로 치닫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북이 차차 수위를 높인다고 해도 정부가 북한의 요구에 호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그다음 조치가 이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정부의 대응에 따라 북한의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전문가의 말대로라면 대북 전단 살포가 금지될 수 있도록 조속히 법을 제정하는 등의 우리 정부가 조치가 발 빠르게 이뤄진다면 북한이 다음 수순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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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임기응변적 대응이 아니라 우리가 남북간 합의를 이행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북이 그렇게 판단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 제정 외에도 우리가 북한에게 신뢰를 보여주는 등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면 북한이 엄포를 놓은 남북관계 단절과 관련한 추가 방안들은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연락사무소 특성상 북측이 연락을 받기만 하면 쉽게 재개 또는 복구가 가능해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할 여지도 충분하다. 북측은 지난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 노딜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3월 연락사무소 근무자들을 돌연 철수시켰으나 사흘 후에 바로 복귀시켰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예고를 한 행동이 이행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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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재 한국이 이러한 조치를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기존에 언급한 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락사무소 폐쇄 이후 개성공단 폐쇄, 9·19 남부 군사합의 무효화는 물론 더 나아가 저강도 도발이나 해안포 개방, 북방한계선(NLL) 훈련 재개 등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의도에 대해 일각에서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문재인 정부의 가장 대표적인 대북정책 성과인 ‘연락사무소 개설’에 위협을 가하며 남측을 최대한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남측의 반응을 신속하게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북한의 정치적인 계산이 깔렸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