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허에도 31주년 촛불 집회, 병력 3000명 투입… 곳곳서 충돌 野의원 “톈안먼 기억하라” 오물 투척… 아수라장속 ‘국가법’ 의회 통과
톈안먼 사태 31주년… 홍콩 시민 1만여명, 당국 불허에도 추모집회 4일 중국의 민주화 시위인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 1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참가자들은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1989년을 기리기 위해 이날 오후 8시 9분부터 1분간 묵념을 했다. 홍콩 당국은 추모집회를 불허했으나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홍콩 북부 몽콕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도 시민들이 모여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홍콩=AP 뉴시스
이들은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1989년을 뜻하는 오후 8시 9분(현지 시간)부터 1분간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빅토리아공원 집회 도중 “홍콩의 독립이 유일한 출구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 서자” “일당통치를 끝내자” 등 그동안 반중(反中) 시위에서 터져 나왔던 구호들이 다시 나왔다. 중국이 지난해 반중 시위의 배후로 지목한 홍콩 핑궈일보 사주 지미 라이, 앨버트 호 전 입법회 의원 등도 집회에 참석했다. 홍콩 북부 몽콕에서는 도로에 시위대 1000여 명이 몰리면서 경찰이 시위대 체포에 나서 충돌이 벌어졌다.
집회를 주최한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지련회)는 당국의 집회 불허에도 이날 홍콩 전역에 촛불집회를 열 수 있는 부스 100개를 설치하고 초 10만 개를 시민들에게 나눠 줬다. 온라인에서도 촛불집회가 진행돼 미국 유럽 대만 등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홍콩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1990년부터 매년 진행돼온 톈안먼 사태 추모 촛불집회를 불허했다. 경찰은 홍콩 전역에 시위 진압 병력 3000명을 투입했다. 홍콩 정부청사와 홍콩 주재 중국 정부 연락판공실이 있는 지역에는 물대포와 장갑차도 배치했다. 다만 경찰은 빅토리아공원에서 집회 참가를 막거나 해산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