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공포와 분열”을 조장해 표를 얻지 않겠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바짝 세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만연한 인종차별주의를 거론하고, 미네소타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비무장 흑인이 숨진 뒤 시작돼 미 전역으로 확산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공감을 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 “인종적 상처를 정치에 이용 안해” = CNN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 경찰이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용 사진 한 장을 위해 백악관 밖에서 평화적 시위를 하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한 지 16시간 뒤에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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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의 핵심 주제로 “국가의 영혼(soul of the nation)”을 내세우고 있는 그는 “대통령이 어제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성경을 들어보였다. 난 그가 그걸 과시하지 말고 열어봤으면 좋겠다”며 “만약 그가 그것을 열어봤다면, 뭔가를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또 오는 11월 자신이 당선되면 만연한 인종차별주의 종식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회는 용의자 제압을 위한 경찰의 목조르기(Chokehold)를 금지시켜야 하며, 경찰에 대한 감독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바이든과의 대화는 좋았다” = CNN은 수일 간 이어져오고 있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 국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행보는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유가족과 통화를 했는데 반응이 달랐다. 형 필로네스 플로이드는 대통령과의 통화는 “아주 짧았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며 “그와의 대화가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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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워싱턴포스트(WP)의 제니퍼 루빈 칼럼니스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공포와 폭력 그리고 인종 간 분열을 이용하는 대통령을 비난하고 이 순간을 인종차별에 맞서는 기회로 삼아달라는 연설을 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필요로 했던 대통령 연설”이라고 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