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장 인터뷰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7일 국회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당 쇄신 계획을 밝히기 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앞으로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할 것”이라며 당의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오늘(27일) 당 조직위원장 강연에서 “화가 나도 참아 달라”고 말했다는데….
“지금 통합당이 보수만을 강조하는 정당인데, 이걸 정리하려면 상당히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반발이 있을 텐데 그걸 참아 달라고 한 것이다. 시대가 바뀌니까 사람들의 기대가 달라졌다. 정당은 그런 것에 대해 빨리 인식하고 적응해야 한다. 민심이 변했는데 밤낮 옛날 얘기만 하면 안 좋아한다. 상품이 나쁘면 상품을 변화시켜야 소비자가 좋아하는 게 이치다.”
―오늘 강연에서도 독일 정당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가장 먼저 실시한 나라인데도 거기에서 파생하는 부작용을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상쇄한 나라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독일에서 50년간 집권하고 있는 보수정당(기독민주당)이 시대 변화에 따라 정책 변화를 가져왔고, 국민의 지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런 식으로 빨리 변모해야 한다.”
―통합당의 차기 대선주자는 누군가.
“(언성을 높이며) 지금 여기(통합당)에 대선주자가 어디 있나. (스스로) 대선주자라고 하는 거지, 국민들이 대선주자라고 보겠나.”
―그렇다면 40대에서 대선주자를 찾을 것인가.
―비대위원에도 청년들이 다수 포진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한 사람(김재섭)은 패배에 대한 경험을 선거에서 체험했다. 특히 서울에서 패하며 인식을 철저히 했다. 또 다른 한 사람(정원석)은 청년조직 교육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했더라. 이게 청년 비대위원 인선의 의미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전국상임위가 있기 전 당 조직위원장 비공개 강연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강연에서 “통합당 지지층이 35%, 민주당 지지층이 25%가 골수인줄 알았는데 이번 총선에선 이게 바뀌었단 것을 알았다. 2022년 3월 9일 대선 전에 모든 걸 바꾸지 않으면 승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찬반투표 건에 대해서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오 전 시장을 면전에서 질타하기도 했다.
강연을 들은 한 전직 의원은 “(김종인이라는) 독재자랑 싸우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위원장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오해였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 1일 출근을 시작한다. 비대위원장에 공식 취임한 뒤 대표비서실장,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인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