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사 앞둔 첫 민간 우주선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이달 27일 발사를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NASA 제공
크루 드래건은 27일 오후 4시 33분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역시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된다. 39A 발사대는 1969년 7월 미국의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가 발사된 역사적인 발사대다. 크루 드래건은 우주비행사 7명을 태울 수 있는 지름 4m, 높이 8.1m 크기의 캡슐형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가 2012년부터 ISS에 실험 장비와 보급품을 운송하기 위해 활용해 온 화물용 우주선 ‘드래건’을 인간 탑승용으로 개량했다. 크루 드래건은 지난해 3월 우주인을 태우지 않은 상태에서 ISS와 도킹하는 데 성공하면서 유인 우주비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같은 해 4월 마지막 문턱인 비상탈출 시험 중 폭발사고를 일으켜 발사가 잠정 연기됐다. 올해 1월 공중에서 비상탈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이번 발사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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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을 재개하면서 민간 우주선과 발사체를 활용한 것은 비용 때문이다. NASA는 막대한 발사 비용을 줄이고자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1970년대 개발해 1981년부터 운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지 못해 30년 뒤인 2011년 결국 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30년간 NASA가 우주왕복선에 투입한 비용은 1740억 달러(약 214조1600억 원)에 이른다. 재사용을 했지만 한 번 쏘아 올릴 때 13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씩 쓴 셈이다.
NASA는 우주왕복선 퇴역 후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를 이용해 왔지만 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 NASA가 올해 러시아와 합의한 우주인 1인 발사 비용은 8800만 달러(약 1083억 원)다. 2011년 이후 4배로 올랐다. 결국 2014년 ‘상업 승무원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민간과 협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 정부는 스페이스X와 26억 달러(약 3조2000억 원), 보잉과 42억 달러(약 5조17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애초 2017년까지 우주인을 민간 우주선으로 보내는 것이 목표였지만 3년이 지난 뒤에야 첫 발사에 나서게 됐다. 보잉이 개발하는 유인 우주선 ‘CST 100 스타라이너’는 지난해 12월 ISS와 도킹 시험에 실패하면서 발사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처음 시도하는 만큼 비용 절감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NASA 감사실 분석에 따르면 우주인 1인을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스페이스X는 5500만 달러(약 677억 원), 보잉은 9000만 달러(약 1108억 원)로 추산됐다. 우주왕복선 발사 비용보다는 적지만, 소유스와 엇비슷하다. NASA와 보잉은 우주선의 화물 운반 능력이 반영되지 않아 비용이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유인 우주비행이 9년 만에 재개되면서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미국 우주인은 발사대로 갈 때 에어스트림의 소형 버스를 개조한 ‘애스트로밴’을 타는 게 전통이다. 하지만 이번엔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X’를 탄다. 우주복도 스페이스X가 자체 개발한 날렵한 형태의 우주복으로 바뀌었다. 이 우주복은 지구와 ISS를 오갈 때만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크루 드래건의 좌석에 딱 들어맞게 제작됐다. 팰컨9 로켓에는 NASA 특유의 지구 그림이 그려진 ‘미트볼’ 로고 대신 미국이 과거 우주개발 시대에 썼던 빨간색 ‘NASA’라고 적힌 ‘웜’ 로고가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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