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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매체가 국내에도 잘 알려진 ‘김일성의 축지법’에 대해 “사실 가능하지 않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축지법의 비결’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일성이 1945년 11월 평안북도 용천군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실 사람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땅을 주름 잡아다닐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장의 한 주민이 ‘항일유격대 시절 썼다는 축지법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물은 데 대해 김일성이 이 같이 답하고 “(당시) 일제와 싸워 이길 수 있던 것은 인민대중의 적극적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축지법’이 있다면 그것은 인민대중의 ‘축지법’일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김일성이 항일투쟁 때 축지법을 쓰며 활약했다는 것을 학생 및 대중에 가르친다는 것은 북한의 선전가요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등을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를 부정하는 듯한 내용의 기사를 대내용 매체에 등장시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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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스스로를 신격화하는 것에 일부 거리를 두는 것과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 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이 인간적인 지도자임을 강조한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시대의 특징 중 하나가 주민들에게 실용적으로 접근하려 한다는 점이다. 현실에 가까운 수령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