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 작가들/그렉 클라크,몬티보챔프 지음·이재욱 옮김/192쪽·1만5000원·을유문화사
미국 남부 출신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위스키 예찬이다. 1932년 출간한 그의 작품 ‘8월의 빛’은 위스키를 마시는 행위를 이렇게 묘사한다. “위스키가 당밀처럼 차갑게 그의 목구멍을 흘러 내려갔다. … 그의 생각은 느릿하고 뜨겁게 감기며 움찔하는 내장과 하나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포크너에 대해 “책을 보면 그 친구가 언제 처음 술을 마셨는지 바로 알 수 있죠”라고 했다.
이 책의 미덕은 깊이보다는 다양한 정보다. 술의 역사와 제조법, 술과 관련한 작가들의 사연과 귀에 쏙 들어오는 어록이 망라됐다. 미국 매체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저자들은 작가들의 얼굴과 책 표지, 술 라벨 등의 삽화를 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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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최다 출연자’는 누구일까? 거의 모든 종류의 술을 사랑해 ‘잡주가(雜酒家)’로 묘사된 헤밍웨이다. 그는 스페인 투우에 바치는 찬가인 ‘오후의 죽음’에서 “와인은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물건 중 하나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나타난 가장 자연스러운 물건 중 하나다”라고 했다. 그는 역시 술을 즐겼던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해 “그 친구를 술고래라고 하기는 힘들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엄청 취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저자들의 마지막 말이 아이러니하다. “여러분이 술과 문학의 풍성함을 즐기길 바란다. 그리고 늘 그렇듯, 책임감 있는 음주(와 독서)를 하길 바란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