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 과정 바이든과 정책 긴밀 협의… 오바마도 수차례 전화 결정적 역할
남는 자와 떠나는 자 버니 샌더스 후보가 8일 지난달 3일 슈퍼 화요일 참패 이후 한 달이 넘는 장고 끝에 대선후보 사퇴를 밝혔다. 지난달 15일 워싱턴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샌더스 후보(오른쪽)가 조 바이든 후보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젊은이들이 이끄는 사회개혁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버몬트)이 8일 두 번째 대권 도전 포기를 선언했다. 포린폴리시(FP)는 샌더스 의원을 ‘결국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 사회주의자들의 모세’에 비유하며 “팬데믹으로 양당 정치인들이 모두 보편적 건강보험을 논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샌더스 후보가 남긴 유산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취급되던 건강보험 개혁을 다룬 ‘메디케어포올’(국가 운용 단일 건강보험제도) 등 불평등 해소를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이날 사퇴를 선언하며 “공중보건을 고용 혜택이 아닌 인권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우리의 의견이 옳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 후보에게 신승을 거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샌더스의 전략을 무시한 채 중도층 흡수에 집중하다 대선에서 패한 바 있다. 조 바이든 후보 측은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샌더스 캠프는 하차 결정 과정에서 조 바이든 캠프와 정책을 긴밀히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샌더스 의원과 수차례 통화하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