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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 벗고 축구응원’ 그 벨라루스에 한국인이 뛰고 있다

입력 | 2020-04-09 03:00:00

명문클럽 디나모 민스크 MF 김준영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디나모 민스크의 김준영(왼쪽)이 지난달 15일 FC 바테 보리소프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리호르 필리펜카와 공을 다투고 있다. 김준영은 172cm로 키가 크지 않지만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 출처 디나모 민스크 페이스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축구팬들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 등 해외파 한국 스타들의 활약을 볼 수 없게 됐다. 유럽의 대부분 리그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전 무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디나모 민스크에서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준영(21) 얘기다.

벨라루스 축구 리그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진행 중인 프로축구 리그다. 벨라루스는 1994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하에 아이스하키, 축구 리그 등이 정상 진행 중이다. 인구가 약 945만 명인 벨라루스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94명에서 8일 현재 562명까지 급증하면서 축구리그 구단들은 입장 전 발열 체크 등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래도 관중 대부분은 마스크도 없이 어깨동무 응원전까지 펼칠 정도로 축구 열기가 뜨겁다. 김준영은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매일 통화하는데 걱정을 많이 하신다. 구단 지침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디나모 민스크 1군 선수 25명 가운데 외국인 선수는 7명이다. 이 중 5명이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유럽 출신이다. 아시아 출신 선수는 김준영뿐이다.

키 172cm에 스피드와 발재간을 갖춘 김준영은 지난해까지 한양대에서 윙포워드부터 미드필더, 윙백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맡았다. 해외 빅리그 진출의 부푼 꿈을 안고 2월 벨라루스의 최고 명문 구단 디나모 민스크와 1년 계약을 했다. 수도 민스크를 연고로 한 이 팀은 1927년 창단해 리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리그 우승만 7회 달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참가한 경험도 있다.

지난달 28일 디나모 민스크와 FC 민스크의 경기에 모인 관중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 출처 디나모 민스크 페이스북

디나모 민스크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김준영은 지금까지 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해 5경기를 뛰었다. 2경기는 선발로, 3경기는 교체 출전했고 출전 시간은 171분이다. 아직 골과 어시스트는 없다. 김준영은 “한국에서 함께 축구하던 동료들과 종종 연락하는데 다들 축구를 못 하고 있어서 아쉬워한다. 내가 계속 실전 경기를 뛰고 있으니 부러워한다. 팀이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내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서 뛸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는 독일, 폴란드 등과 인접한 데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리그를 진행 중이어서 김준영에게는 현지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지난 몇 년간 독일, 크로아티아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한 한양대는 지난해 여름부터 김준영의 홍보 영상 등을 제작해 유럽 내 여러 구단에 보냈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50)은 “김준영은 공간 침투 능력이 좋고 드리블 타이밍이 빨라 유럽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디나모 민스크 관계자들도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해 작년 겨울부터 준영이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014년 정 감독 부임 후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온 한양대는 2015년 서영재(독일 함부르크행·현 홀슈타인 킬), 2017년 원두재(일본 아비스파 후쿠오카행·현 울산현대), 2020년 장민규(일본 제프 유나이티드) 등이 재학 중 해외 무대로 이적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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