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 신라 마갑 착용 말은 조랑말 정도 크기”

 경주 쪽샘의 신라고분에서 나온 마갑(말 갑옷)을 바탕으로 한 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신라에서는 현재의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정도의 말이 주를 이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에 대한 10년간의 연구 성과를 담아 발간한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통해 7일 이같이 밝혔다.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 중에 발견된 말 갑옷은 도굴되지 않은 상태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 출토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100㎝), 엉덩이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고 재갈, 안장, 등자(?子·발걸이) 등 관련 유물도 함께 수습됐다.

보고서는 해당 말 갑옷을 통해 당시 말의 개략적인 체고를 추정했다. 보고서는 “월성해자에서는 5세기 무렵의 말의 뼈가 다수 출토됐고 120.0㎝∼136.0㎝ 전후의 말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C10호묘에서 출토한 마갑을 실제로 착장한 말들은 현재의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크기의 말들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이러한 크기의 말들이 당시 삼국시대 신라에서는 우량한 품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해당 유적의 마구와 관련해서는 “이후 단계 황남대총 남분을 비롯한 장식성이 극대화된 마구가 출현하기 이전 경주 중심부의 초현기 신라 마구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며 “금은과 투조기법 등을 통한 장식적 성격이 보이지 않고, 마주·마갑과 공반되며 행엽이 사용되지 않는 실용마구”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마구의 복원이 신라 마구의 출현과 특징을 드러내줄 것으로 기대했다.

보고서에는 도면과 사진, 엑스레이 촬영 결과 및 각 부위에 대한 설명 등이 담겼다. 이번 조사를 통해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견·마 등 직물의 종류가 파악됐고 목질 흔적을 토대로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 같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도 제작했다. 사전 작업으로 말 갑옷 조각들과 같은 크기의 플라스틱 복제품을 먼저 제작했으며 갑옷 크기에 맞는 제주 한라마를 정해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활동성을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번 보고서와 말 갑옷 재현품을 올해 상반기에 전시해 학계와 관련 연구자, 일반인 등이 고대 신라 기마문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말 갑옷의 고고학적 출토 상황과 그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은 기록과 노력의 집약체”라며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제작한 재현품은 말 투구·말 갑옷의 구조적 특징, 연결기법, 착장 상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