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13일간의 열전 레이스다. 어제부터 시작된 재외국민 선거는 6일까지 계속되며 국내 유권자들의 사전 투표 기간은 10, 11일이다. 특히 만 18세 유권자 53만 명도 처음 투표에 참여한다.
이번 총선은 4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와 정치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정초(定礎)선거라고 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비핵화와 대북정책, 조국 사태 등에 대한 국민들의 뜻을 묻는 선거인 것이다. 거기다 전 세계를 급습한 코로나 사태에 대한 위기극복 리더십도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야당이 취해온 대응이 옳았는지, 수권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도 나올 것이다. 냉철하고 현명한 한 표 한 표가 국정 운영의 방향타가 될 것이다.
총선의 의미가 이렇게 엄중한데도 정작 선거는 ‘깜깜이’ 상태로 흘러가고 있다. 각 정당의 주요 정책 공약은 코로나 사태에 묻혀버린 듯하고, 일부 비례정당은 아예 모(母)정당 공약을 베끼는 후안무치한 일도 벌어졌다. 비례후보를 내지 못한 원내 1, 2당은 TV 선거토론에 나설 수도 없어 주요 정당의 정책 검증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게다가 벌써부터 공정한 선거 분위기를 해치는 볼썽 사나운 행태가 빈발하고 있다. 친북성향 단체 회원들이 보수 진영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찾아다니며 후보 비방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고, 대구의 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무실에는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방하는 유인물이 나붙었다. 여야를 떠나 이런 행위는 민의를 왜곡하려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선관위와 경찰은 선거방해 행위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