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병동 환자-간병인 잇단 확진… 대형병원내 집단감염 가능성 커져 30일 70대男 확진 4시간후 사망… 2주 입원한 80대 환자도 양성판정
1명 검사에 15분… 초스피드 ‘워킹스루’ 등장 31일 부산 남구보건소 앞 부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의 검체를 의료진이 부스 안에서 손만 내놓은 채 채취하고 있다. 피검사자가 부스로 들어가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의료진이 안에 들어가 별다른 소독이 필요 없다. 이에 따라 25분가량 걸리던 검사 시간은 15분으로 단축됐다. 이 장비는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고려기연과 협업해 개발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의정부시에 따르면 70대 남성은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약 4시간 만인 3월 30일 오전에 사망했다. 이 남성은 앞서 16일 폐렴 증상으로 응급실에 입원해 17, 18일 두 차례나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폐렴이 호전돼 25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퇴원한 뒤 경기 양주에 있는 한 요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28일 갑작스레 호흡 곤란과 발열 증상을 보인 이 남성은 29일 다시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로 돌아와 검사를 받고 확진된 이후 다음 날인 30일 목숨을 잃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즉각 A 씨가 입원해 있던 8층 병동 의료진과 환자 등 512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31일 A 씨의 간병인과 같은 층 환자 등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에 따르면 22, 24일 어머니를 돌보려 8층 병동을 방문한 50대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24∼26일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모친상을 치른 뒤 기침과 몸살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 씨의 간병인(79·여)은 지난달 15일부터 A 씨를 돌봐 온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과 의정부시 녹양동 자택을 오가며 주로 택시를 탔다. 마스크는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층에서 다른 환자를 맡았던 또 다른 간병인 2명과 4층에서 근무한 간병인 1명도 확진됐다.
A 씨와 같은 층에 머무르던 환자 2명도 확진됐다. 복통과 감기 몸살 증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입원해 있던 50대 남성과 심장내과에서 치료를 받던 70대 여성이다. 8층에서 근무했던 간호사(24·여)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간호사는 최근 식당과 화장품 가게, 코인노래방 등을 방문했으나 외출할 때는 거의 마스크를 썼다고 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병원에서 눈 수술을 받은 한 환자는 “내일까지 입원할 예정이었는데 확진자가 여러 명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하루 일찍 퇴원한다”며 “다른 입원 환자들도 불안해서 퇴원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병원이 폐쇄되면 외래 진료는 중단한다. 현재 입원한 환자 460여 명은 기존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과 직원, 입원 환자 전원을 대상으로 사흘 동안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ksy@donga.com / 의정부=이청아 / 김태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