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박혜진. 스포츠동아DB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30·178㎝)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된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별도의 정규리그 시상식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한 WKBL은 31일 정규리그 각 부문 수상자를 공식 발표했다. 박혜진은 기자단 투표 총 108표 중 99표를 획득해 박지수(22·청주 KB스타즈), 강이슬(26·부천 하나은행) 등을 제치고 개인 통산 5번째 MVP 트로피를 받았다. 시즌 베스트5와 윤덕주상, 자유투상까지 거머쥔 박혜진은 상금 전액(1000만 원)을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박혜진은 “MVP상을 더는 못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고생해준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혼자 좋은 상을 받게 돼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로 하다”고 밝혔다. 그는 “성격상 만족을 몰라 자신을 너무 힘들게 괴롭혔다. 사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수상 소식을 듣게 되니 흘린 땀과 결과가 비례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며 “계속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즌이 조기 종료되긴 했지만 우리은행은 박혜진의 맹활약 덕분에 지난 시즌 KB스타즈에내줬던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박혜진은 “은퇴한 임영희 코치님의 빈 자리로 위기의식을 가졌다. 위기의식과 불안함이 절실함으로 이어진 것 같다. 매년 비슷하지만 선수들과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착실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물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실 운이 많이 따라주는 상황도 있었다. 그 역시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한 덕분에 운이 따라온 것 같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생애 2번째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박혜진이 계속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을 것인가가 여자프로농구 비 시즌 최고의 이슈로 떠올랐다. 박혜진은 “FA 제도가 바뀌어서 조금 놀란 부분도 있다. 부담스럽고 걱정도 된다. 아직 크게 생각한 부분은 없는데 여러 방면으로 고민도 해보고, 다양하게 생각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고 신중함을 드러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49)은 역대 최다인 7번째 지도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즌 도중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199승)을 경신해 이 부분 최다기록(211승)을 기록 중인 위 감독은 특별상도 추가로 받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