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공 스토리는 잊어라” AI반도체-도심 항공 모빌리티 5G-빅데이터-로봇-전지 등 게임체인저로 미래시장 새판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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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나이, 출신, 전공의 벽을 허문 임원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이들은 새로운 시선으로 조직 시스템 곳곳에 메스를 대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에서 본격화된 재계 3, 4세 경영자들은 제조업, 서비스업 등 과거 산업을 구분 짓던 장벽을 깨고 기업의 ‘본업’을 재정의하고 있다. 모두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한 혁신의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주요 기업들은 기업 안팎에서 변화의 동기, 이를 이끌 인물을 찾고 있다. 구성원 역량을 높이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도 벌이는 중”이라며 “과거의 성공 경험과 경영문법을 고집하지 않고 ‘혁신’을 위해서라면 핵심 사업까지 과감히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R&D) 현황을 보고받고,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터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 혁신 소재 등 선행 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AI, 차세대 통신기술 등 미래 선행기술 연구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는 삼성리서치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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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를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미래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구체적이고 분명한 중장기 목표와 실행계획의 이정표를 세우고,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자동차 사업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의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창립 67주년을 맞은 SK도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 경영활동의 주체인 구성원의 행복, 이를 지속하기 위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계열사가 생산 차질과 수요 감소라는 악재를 만난 상황이지만 이를 계기로 ‘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SK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경영 현안 점검회의에 나섰던 최태원 SK 회장 역시 “코로나19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하게 당부했다.
LG 역시 프리미엄 가전,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AI, 빅데이터 등 사업에서 고객 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두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는 로봇, 빅데이터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구조 혁신을 가속화해 대형 OLED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5위 화학회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LG 대표 취임 후 30대 여성 임원이 탄생하고, 외부 인재 영입도 활발히 진행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사업적인 면에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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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도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정하고 핵심 사업의 글로벌 일등 전략을 추진하며 해외 시장 선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류 한화의 사업별 선도지위, 미래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새로운 10년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전사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시장 선도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경영활동 등이 올해 사업의 핵심 목표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