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제주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제주 학생인권조례 태스크포스(Task Force)’가 제주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2020.3.19/뉴스1© 뉴스1
#선생님께서 출석부로 여학생의 엉덩이를 치며 “이래서 여중이 좋다”고 했습니다.
#“여자는 치마를, 남자는 바지를 입으라”면서 성별에 따른 복장도 강요했어요.
#과학선생님께서 “내가 생물 전공이라 잘 안다”며 “성소수자들은 살 가치가 없다”고 했습니다. 전 범성애자인데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때 화장실을 못가게 한다거나 방학 중 보충학습에 참여하지 않으면 기숙사 배정을 못 받게 하는 등의 불이익도 있었어요.
제주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제주 학생인권조례 태스크포스(Task Force)팀’은 19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최근 4년간의 도내 학생 인권침해 사례를 폭로하며 제주도의회를 향해 학생인권 조례를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제주 교육은 학생들을 미성숙한 존재, 훈육의 대상으로 여겨 왔다. 이 때문에 학생 대상의 모든 폭력과 억압은 정당화돼 왔다”며 “특히 교사와 학생 간의 갑을 관계는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전체적인 실태조사, 설문조사 등 아무런 영양가 없는 대안들이 쏟아져 내리는 날에도 학생들은 학교에 간다”며 “문제의 근간을 파악하지 않고 형식적인 대응만 일관하니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엿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도의회에 제주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부(학생 등 1002명)를 전달했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