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과거 ‘위기’로 본 집값 영향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 시장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려 있다”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집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외출과 대면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매수 문의가 감소하고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정도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처음 나온 올해 1월 20일 이후 이달 9일까지 8주 연속 서울 강남3구의 아파트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는 코로나19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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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집값이 급락한 때는 외환위기 직후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아파트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2010∼2013년 집값이 크게 하락한 바 있다. 1998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년 대비 14.6%나 떨어졌다. 1986년 집값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스나 메르스 때에는 거시경제 충격이 별로 없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금융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주택시장이 하락장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생산 소비 금융까지 경제 전반이 침체됐는데 주택 시장만 나 홀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와 투자 성격이 강한 재건축 단지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 이어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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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kimhk@donga.com·유원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