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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식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한국 주식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8% 넘게 하락하며 장중 1,700선이 무너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맞선 각국 정부의 대책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투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며 1,684.56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1,700선 밑으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약 1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8개를 제외한 전 888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선물이 급락하자 이날 오전 9시 6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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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폭락은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영향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주가는 9.99% 폭락한 21,200.62까지 떨어졌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9.51%, 9.43% 내렸다. 앞서 폐장한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 등의 증시가 12% 넘게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각국이 내놓은 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으면서 세계 경제가 사실상 공황 상태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빅 컷’을 단행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순자산 매입 규모를 1200억 유로 더 늘리기로 했지만 시장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효과에 대한 의심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실행에 대한 불신에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선반영하며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