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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제공’ 혐의 고발된 오세훈…“명절마다 경비원에 드린 수고비”

입력 | 2020-03-04 14:23:00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동아일보


서울 광진을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선거구민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제 불찰”이라면서도 명절을 맞아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 등에게 지급한 격려금이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광진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구민 등에게 설·추석 명절을 맞아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오 전 시장을 지난 2일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 113조 1항에 따르면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할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에 오 전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좋은 소식에 대하여 설명 드려야겠다”며 고발 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24시간 맞교대를 하면서 고생하시는 경비원과 청소부 등 다섯 분에게 설 명절을 맞아 수고비를 10만 원씩 드렸다”며 “그런데 설 직후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난다는 말씀을 듣고 즉시 양해를 구하고 회수했는데, 작년 설과 추석 때 드렸던 금액을 합해 120만 원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제 불찰”이라며 “민감한 선거 때임을 감안하여 이번에는 드리지 말았어야 마땅하다는 후회도 든다”며 자신의 불찰임을 시인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그러나, 법률가인 저로서는 매년 명절마다 행해 오던 격려금 지급이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고(형법20조 정당행위), 특히 입주민이 내는 관리비로 그분들께 월급이 지급되므로 명절 보너스는 당연히 드릴 수 있는 일이라 여겨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선거법이 엄하다고 하나,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처벌받을 일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더군다나 작년에는 치매기가 있는 어머님이 매일 데이케어센터 차량으로 귀가하실 때 매번 경비원들께서 집까지 동행해주시는 신세를 지게 되어 늘 고마운 마음이었다”며 “그래서, 경비원들에게 혹시라도 미칠 형사상 불이익에 대하여 선처를 구하고 선관위에 자진 출석하여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2번씩 늘상 해오던 일이라는 설명을 위하여 작년에 드린 것까지 묻지도 않는데 자진해 설명했는데, 그것까지 모두 합산하여 고발을 했다니 망연자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선거 때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하는데 경솔한 처신을 크게 반성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준법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