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부산진구보건소에 익명의 주민이 보낸 김밥 50줄과 우유.(부산진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보건소 직원들을 향한 익명의 온정이 이어져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한땀한땀 적은 응원의 손편지를 보내오거나 새벽부터 직접 만든 김밥 50줄을 전달하는 시민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이 아주머니는 “친정이 대구인데 부모님께 가보지 못하고 안부만 전하고 있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함께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애쓰는 부산진구보건소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없는 솜씨지만 집에서 새벽부터 손수 김밥 50인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해운대보건소에도 3일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손편지와 유자청 등 간식거리가 도착했다.
부산의 한 단체가 해운대보건소에 보낸 손편지.(해운대구 제공)
지난 2일에는 이곳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대학생이 보낸 감사의 편지와 체온계 등이 도착해 직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부산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A씨는 지난 18일 해운대구에 있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발열증세가 있어 해운대보건소에서 선별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이 나왔다.
당시 자가격리를 위해 학교 기숙사로 돌아갈 수 없었던 A씨는 진주 자택으로 가야 했지만 교통편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해운대보건소 측이 구급차를 활용해 안전하게 진주의 집까지 귀가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달째 비상근무를 하면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건소 직원들은 택배를 열어 본 후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한다.
남구보건소에도 지난 2일 부산 세무고등학교에서 떡 2박스와 응원의 편지가 배달됐다.
익명의 편지에는 “고생하시는 보건소 여러분께, 여러분의 희생과 수고로움을 보고 있는 저희는 안타깝고 감사한 마음뿐이다”라고 직원들을 응원했다. 이어 “건강 조심하시고 조금만 더 힘내달라”라고 적혀 있었다.
같은날 양성연내과의원에서도 보건소 직원들을 위한 음료 8박스를 전달하며 응원했다.
한편 보건소 직원들은 주말도 없이 매일 밤 9시, 10시를 훌쩍 넘겨 퇴근하는 비상근무도 힘들지만, 코로나19 관련 항의 전화에 진을 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이어지는 항의 전화에 시달리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확진자의 집 주소를 아파트 동, 호수까지 정확하게 공개하라” “왜 내가 자가격리를 당해야 하나” 항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온다는 설명이다.
평균 한 통화당 20분이 넘게 이어지다 보니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설득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한 보건소 관계자는 “여러분들의 이어지는 격려에 힘과 용기를 얻는다”며 “서로 격려하며 힘과 지혜를 모아 난관을 헤쳐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