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코로나 쇼크’ 판매량 급감 현실화 해외출장 원천봉쇄 피해 더 늘듯 ‘LG, 기공식에 트럼프 초청계획’ 등 굵직한 재계 프로젝트도 불투명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일정 기간 생산라인을 멈춰야 했던 자동차 업계에서는 판매량 급감이 현실화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3만9290대를 판매해 지난해 2월(5만3406대)에 비해 판매량이 26.4%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쌍용자동차는 32.7% 줄어든 5100대 판매에 그쳤고 르노삼성자동차(―25.4%), 기아자동차(―13.7%), 한국GM(―2.4%) 등 완성차 5개사 모두 판매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초에 설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20% 이상 판매량이 늘어야 하지만 오히려 4분의 1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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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추진했던 굵직한 프로젝트도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12월 전기자동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한 LG화학과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공식 초청’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올해 2분기(4∼6월) 중 미 오하이오주에서 개최될 배터리셀 생산공장 기공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지만 전망이 어두워졌다.
LG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과 맞물려 기공식에 최대한 이목이 집중되게 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성사조차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달 말까지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한국인 입국 제한 국가가 늘어 해외 출장도 원천 봉쇄되는 상황이 계속되면 매출 등에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등 국내 기업의 주요 투자 국가에서조차 이미 ‘한국인 기피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지 협력업체 관계자는 “심한 경우 한국인들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일 주요 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제조 기업들은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마이너스 10∼20% 예상된다”며 “중국 내 협력업체 가동률도 30∼50% 정도에 머무는 등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고, 국내 생산라인의 안전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라 시나리오별 피해 상황에 대비해 경영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