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서 코미디 프로 입지 줄어들자 내용-편집-분량 확보 자유로운 유튜브서 개인채널 잇달아 개설
개그맨 문세윤(오른쪽)과 유세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세유니 대단해’에 올라온 봉준호 감독과 최성재 통역의 수상 소감을 패러디한 영상. 유튜브 캡처
개그맨 문세윤과 유세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세유니 대단해’에 18일 올라온 한 패러디 영상에는 이런 내용의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영화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과 통역을 맡은 최성재 씨의 수상 소감 장면을 패러디한 게시물이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된 지 6일 만에 조회수 132만 회를 넘었다. 봉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이 영상에는 외국인들도 영어로 ‘저 개그맨과 봉 감독은 정말 똑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코미디언들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때 30%를 넘었던 KBS2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이 5%대로 떨어지는 등 TV 코미디 프로그램이 인기를 잃자 코미디언들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TV 프로그램은 발언이나 표현 수위에 제한이 있지만 유튜브는 편하게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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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형제인 양세형과 양세찬은 지난해 12월 ‘양세브라더스’를 열었고, 석 달 만에 구독자 38만 명을 넘겼다. 먹방, 게임, 대결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유튜브에서는 내용 선정부터 편집, 분량에 제약을 받지 않고 마음껏 끼를 펼칠 수 있어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줄어든 개그맨들이 개인 채널을 만드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