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8년 9·2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오른 후 537일, 본격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온 지난해 4·3 재보궐선거 이후부터 324일 만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4일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이 합당하기로 결정했다. 저는 그날부로 당 대표에 사임하고 평당원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9·2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올라섰다. 그는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집중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사퇴 요구’에 시달리며 재임기간의 절반 이상을 보냈다.
당 대표 직에 오른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던 4·3 재보궐 선거에서 당 지지율보다도 못한 득표율로 참패하자 당내에서는 퇴진 목소리가 빗발쳤다.
당내 유승민계 의원들 외에도,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의원 사보임’ 문제에 불만을 가진 안철수계 의원들마저 손 대표에게 등을 돌렸고, 유승민계 의원들과 안철수 전 대표는 결국 당을 떠났다.
이들이 당을 떠나자 손 대표를 옹호하던 호남계 중심의 당권파들마저 돌아서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키며 손 대표를 압박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도 회견 직전 화장실을 가고, 물을 마시는 등 긴장한 태도를 보였으며, 회견 내용도 불가피한 사퇴임을 시사했다.
그는 “선거 편의를 위해 이합집산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해 (3당) 통합 작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고보조금 수령에 차질이 생겨 급작스럽게 3당 합당을 추진하는 것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청년세대와의 통합이 어렵게 된 지금 각 지역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해놓고도 움직이지 못하는 후보들 사정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통합당이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영역을 이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로써 손 대표의 추인 반대로 진통을 겪어오던 바른미래당·대안신당·평화당 통합 논의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당명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민주통합당’ 당명 사용을 불허한 점을 감안해 추후 논의하기로 했으며 총선을 치른 후인 오는 5월 전당대회를 개최해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기로 했다.
또한 통합당은 24일 통합 즉시 통합당의 강령에 동의하는 청년미래세대, 소상공인협회등과 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