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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교회서 14명 ‘슈퍼전파’… 대구 패닉

입력 | 2020-02-20 03:00:00

코로나 국내확진자 하루 22명 급증
31번 환자 다닌 ‘신천지’ 집단감염… 대구경북 20명, 지역전파 현실로
감염경로 불분명… 정부 “검사 확대”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현실이 됐다. 19일 하루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2명 늘었다. 전날 31번 환자(61·여)가 발생한 대구경북에서 20명이 나왔다. 특히 31번 환자가 다닌 신천지교회에서만 14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발병 후 최초로 집단감염이 확인된 ‘슈퍼전파’로 규정했다. 신천지교회 내 최초 전파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로써 국내 환자는 53명이다. 신규 환자 22명 중 15명은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다. 이 중 14명은 신천지교회 교인이다. 현재 신천지교회 내 감염 경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슈퍼전파자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슈퍼전파 사건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대형병원 응급실 잇단 폐쇄 19일 대구 중구에 있는 경북대병원이 응급실 출입문에 ‘응급실 폐쇄’ 안내문을 써붙였다. 통제선까지 치고 일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음압병상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오자 경북대병원은 전날 밤 응급실을 폐쇄했다. 대구=뉴시스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만 1000여 명에 이른다. 31번 환자는 대구와 서울에 있는 회사를 비롯해 호텔과 뷔페식당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방문했다. 열흘간 한방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증상 발현 후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지만 거부했다. 해외에 간 적이 없고 증세가 가볍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병원에서 접촉한 128명 중 1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내 감염이다. 또 이날 밤 늦게 경북 청도군에서는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도 비상이다. 이날 성동구에서 40번째 환자(77)가 발생했다. 역시 해외 방문 이력이 없고 기존 환자의 접촉자도 아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발생한 29번(82), 30번 환자(68·여) 부부처럼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 부부의 감염 경로는 나흘째 오리무중이다. 경기 수원시에서는 20번 환자(42·여)의 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최연소 환자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속출은 사실상 지역사회 확산을 의미한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즉각대응팀장을 맡았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상황은 슈퍼전파자가 속출하고 의료진이 감염돼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경계’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20일부터 코로나19 검사 범위가 확대된다. 해외여행 여부와 상관없이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의료진이 판단하면 검사할 수 있다.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도 조사한다. 한편 이날 6번 환자(56) 등 기존 확진자 4명이 완치돼 퇴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대구=강승현·명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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