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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또 혁신… 융합교육 활성화로 미래 인재 육성해야”

입력 | 2020-02-07 03:00:00

선문대 ‘세계평화대학총장회의’서 다양한 혁신 사례 발표




대학혁신 사례를 소개한 ‘세계평화대학총장회의’ 참석자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다쏘시스템코리아 조영빈 대표, 다섯 번째가 미누 아이프 애리조나주립대 총장 고문, 여섯 번째가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총괄이사, 일곱 번째가 황선조 선문대 총장, 아홉 번째가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선문대 제공

대학들이 취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졸업생이 첫 직장을 잘 잡으면 대학이 할 일을 다 한 것일까. 5일 선문대가 개최한 ‘2020 세계평화대학총장회의’에 참석한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제는 6, 7번은 바뀔 마지막 직장까지도 고려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미래 100년 대학교육의 혁신과 과제’라는 강연에서다. 그는 “대학이 이제는 기업 및 사회와 함께 일하면서 스스로 사회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의 대학들이 미래 사회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총장회의에서 그 생생한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캠퍼스 없는 대학으로 잘 알려진 미국 미네르바스쿨의 켄 로스 아시아 총괄이사는 이 대학의 창의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2014년 문을 연 이 대학은 신입생 200여 명 모집에 70개국 2만3000여 명이 지원(2018년 기준)할 정도로 인기 높은 미래형 대학(4년제)이다. 학기별로 샌프란시스코, 서울, 베를린 등 세계 7개 도시에서 글로벌 기업, 사회적 기업, 공공기관 등과 진행하는 공동 프로젝트가 유명하다. 로스 총괄이사는 “한 분야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결국 하나의 습관이 형성돼 다른 분야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며 “한정적인 물리 공간에서 단일 영역을 학습하기보다 융합 교육을 받거나 여러 채널의 많은 사람을 통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때 배운 90%의 지식이 졸업 후 사라지지만 분석하고 정보를 취득하는 능력과 습관은 그대로 남는다”며 “사라지지 않는 역량을 키우는 데 교육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언론이 앞다투어 ‘혁신대학’으로 꼽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미네르바스쿨과는 좀 다른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 대학의 미누 아이프 총장 고문은 “미국 대부분의 대학이 소수 엘리트를 육성하고 경쟁 교육을 지향하지만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며 “교육 환경이 나쁜 학생들을 찾아가 고등교육을 강조하고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교육 방침에 따라 이 대학의 학생 수는 지난 16년 동안 7560명에서 2만3583명으로 늘었고 저소득층 출신이 많아졌다. ‘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활용해 학습이 부진한 학생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해 준다.

이 대학의 기업 연계 교육도 눈에 띤다. 아이프 고문은 “예를 들어 스타벅스 칼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이 회사 바리스타를 포함한 직원들이 고등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기업과 연계한 830개의 교육 과정을 만들었는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다쏘시스템코리아 조영빈 이사는 기업의 혁신과 고등교육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프랑스의 다쏘시스템은 가상과 현실의 거리를 좁힌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모든 물리적 데이터를 가상현실로 구현한다. 조 이사는 “고등 교육에서도 가상현실을 이용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여러 국가, 여러 대학의 여러 교수가 교과목을 공유하는 학습 시스템을 운영한다”며 “학생들은 이제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협업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선문대는 다쏘시스템과 3D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지원 시스템 사용 협약을 체결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