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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환자, 딸과 함께 2인병실 머물다가…

입력 | 2020-02-06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태국 다녀온뒤 발열-오한 증세… 8일간 함께 지낸 발목수술 딸도 감염
접촉 306명 조사… 25명은 병원격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16번 확진 환자(42·여)는 발목을 다쳐 입원했던 대학생 딸(21)과 같은 병실에서 8일간 함께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번 환자는 당시 발열과 오한 등 이상 증세를 보였고 딸은 결국 18번 확진 환자로 판명됐다.

5일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태국을 다녀온 16번 환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광주21세기병원에서 딸과 함께 진료를 받았다. 딸은 지난달 27일 왼쪽 발목 인대 수술을 받았으며 기침이나 열이 없는 무증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16번 환자는 이상 증세로 광주21세기병원에 입원했다. 광주21세기병원 관계자는 “16번 환자가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딸과 함께 지냈다. 외출을 한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16번 환자와 접촉한 306명의 소재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실태조사 등 ‘관리’에 들어갔다. 16번 환자는 광주21세기병원 272명, 전남대병원 19명, 가족 친지 등 15명과 접촉했다. 특히 광주21세기병원에서 같은 층에 있던 25명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병원에 격리하고 있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광주우편집중국에 다니는 가족과 전남 나주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정사업본부는 5일 광주우편집중국을 임시 폐쇄하고 350여 명의 모든 직원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광주시립예술단원에게도 자가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예술단 소속 공무원이 아내가 입원했던 광주21세기병원에서 간병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조치가 나왔다. 광주21세기병원은 16번 환자가 입원했던 의료기관이다. 시립예술단원은 교향악단, 발레단, 오페라단, 창극단 등 8개 단체 300여 명이다.

16, 18번 환자가 나온 광주 지역에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식당, 거리 등에선 인적이 사라졌다. 광산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20대 여성은 4일 조기 퇴근했다. 평소 오후 6∼10시 근무하는 이 여성은 “광산구에 사는 40대 여성이 16번 환자로 밝혀지면서 광산구 식당가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며 “4일 4건의 식사 예약이 취소돼 주인이 서둘러 퇴근하라고 해 1시간 정도 일하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정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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