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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압수물 특정 안돼 거부”… 檢 “영장에 장소-물건 특정했다”

입력 | 2020-01-11 03:00:00

[검찰 인사 후폭풍]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 무산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을 좌천시키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틀 만인 10일 검찰이 2018년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의 자료 제출 거부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

검찰은 현 정부 들어 네 차례 청와대를 압수수색했지만 자료를 제출받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는 입장을 내놓자 검찰은 “현행법상 청와대가 압수물 제출을 거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맞섰다.


○ 검찰, 6시간 동안 청와대서 대기… 빈손 귀가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려고 했던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은 균형발전비서관실에서 이름을 바꾼 곳이다. 장환석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은 2018년 1월 당시 균형비서관실의 선임행정관 자격으로 송철호 울산시장을 만나 선거공약 등을 논의했다. 전날 장 전문위원의 자택과 균형발전위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청와대를 상대로도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실패한 것이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자치발전비서관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송 시장이 공공병원을 공약하는 과정에 관련된 자료 확보를 시도했다.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수감 중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4일 실시한 압수수색에 이어 37일 만의 일이다. 검찰은 오전에 청와대 연풍문에서 영장과 증거 목록을 제시하며 임의 제출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고 오후 6시 20분경 철수했다. 수사관들은 6시간 동안 대기했지만 빈손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자료 제출을 수회 요구했지만 제출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에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 절차를 집행한 것”이라면서 “장소와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했고, 동일한 내용의 영장으로 균형발전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자료가 특정되지 않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검찰은 또 “현행법상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을 할 수 없지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승낙 거부 의사를 명시한 서면을 청와대에 요청했지만 그 서면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이 확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업무수첩에는 2018년 1월 송 시장과 장 전문위원이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만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송 시장이 ‘산재모(母)병원’이 예비타당성(예타)조사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정보를 알고 공공병원을 공약하는 과정에서 장 전문위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장 전문위원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송 시장과 만나 공공병원 관련 얘기를 한 것은 맞지만 시민 의견 수렴 차원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성윤 지검장 발령 전 마지막 근무일 압수수색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은 이른바 ‘1·8대학살’ 인사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발령(13일)받기 직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지만 실패하면서 윤 총장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현 정부와 밀접한 관계라 청와대를 겨냥한 이번 수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이 취임한 이후 청와대를 상대로 추가 압수수색을 할지 등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송 시장과 지방선거에서 겨룬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의 비리 의혹을 경찰에 고발한 건설업자 김모 씨(56)는 이날 아파트 건설사업을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박효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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