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분쟁-내수부진에 실적악화탓… 車부품-디스플레이 등 타격 커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개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업 55곳(중복 포함, 유효 등급 기준)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등급이 오른 기업은 35곳에 그쳤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 수는 2016년 91곳에 달했지만 2017년 45곳, 2018년 37곳으로 점차 줄어들다가 올해 다시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다. 등급이 오른 기업 수를 내린 기업 수로 나눈 ‘등급 상하향 배율’도 작년에는 1.0배를 넘겼지만 올해는 하락 기업이 상향 기업보다 더 많아지면서 0.64배로 떨어졌다.
작년에는 신용평가사의 평가 기업 중 부도가 발생한 사례가 없었으나 올해는 부도 기업도 속출했다. 올해 9월까지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평가한 업체 중 총 5곳이 부도가 발생해 2015년(5곳) 이후 가장 많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평가 업체 중에서도 각각 3곳, 2곳이 부도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와 경기 부진에 따른 저성장이 기업 신용등급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글로벌 수급 악화와 국내 내수 경기 하락, 기업 간 경쟁 심화 등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