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첫날 미국에 4-1 완승 우즈 포볼 첫조 나와 이기고는 끝 임성재, 이글 등으로 동점 만들고 안병훈, 안정된 샷으로 리드 잡아 안, 오늘 우즈 조와 ‘포섬’ 맞대결
어니 엘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의 추천으로 처음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밟은 ‘코리안 듀오’ 임성재와 안병훈이 12일 첫날 포볼 경기에서 나란히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왼쪽 사진은 임성재가 3번홀에서 깊은 러프에 빠진 공을 아이언으로 쳐 올리는 모습. 안병훈이 함께 조를 이룬 인터내셔널 팀의 에이스 애덤 스콧과 승리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KPGA 제공·멜버른=AP뉴시스
13회째를 맞는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유럽 제외)의 골프 대항전이다. 인터내셔널 팀의 에이스 애덤 스콧(호주)은 자국 팬들에게 “우즈를 응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미국 팀의 단장이면서 1조 선수로도 나선 우즈가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자 호주 갤러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첫날 포볼(2명의 선수가 각자 볼을 쳐 더 나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에서 저스틴 토머스와 짝을 이룬 ‘플레잉 캡틴’ 우즈는 펄펄 날았다. 1번홀(파4)과 2번홀(파5) 연속 버디를 시작으로 버디 행진을 펼쳤다. 우즈-토머스 조는 15번홀까지 4홀을 앞서며 마크 리슈먼(호주)-호아킨 니에만(칠레) 조를 꺾었다. 15개홀에서 버디를 6개나 잡아낸 우즈는 6년 만에 프레지던츠컵에서 승리를 따냈다.
인터내셔널 팀의 어니 엘스 단장(남아공)이 첫날 포볼 경기를 4승 1패로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멜버른=AP 뉴시스
애덤 해드윈(캐나다)과 함께 인터내셔널 팀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임성재는 잰더 쇼플리-패트릭 캔틀레이 조와 마지막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로 승리했다.
임성재는 특히 파 373야드의 1번홀(파4)에서 티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낸 뒤 약 25m를 남겨두고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으며 짜릿한 이글을 잡아냈다. 임성재는 “원래는 안전하게 3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려 했다. 그런데 어니 엘스 단장이 다가오더니 ‘드라이버로 치는 게 낫겠다’고 하더라”며 “이글이 되는 걸 보고 ‘제대로 한 방 먹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조에서 스콧과 한편을 이룬 안병훈도 브라이슨 디섐보-토니 피나우 조에 2홀 차로 승리했다. 안병훈은 올스퀘어를 기록 중이던 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리드를 이끄는 등 시종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단장 추천으로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나선 임성재와 안병훈은 엘스 단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인터내셔널 팀은 첫날 경기를 4승 1패로 마쳐 통산 2번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인터내셔널 팀은 앞선 12번의 대회에서 1승 1무 10패의 절대 열세였다. 유일한 승리는 1998년 올해와 같은 장소에서 나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