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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받는 4개 미군 기지, 토양 오염 심각…“정화에 2년 소요”

입력 | 2019-12-11 15:53:00

부평 캠프 마켓 석유계총탄화수소, 납, 다이옥신 기준 초과
원주 캠프 롱은 벤젠, 카드뮴, 석유계총탄화수소 등 검출돼
동두천 캠프 호비, 2011년 납이 기준 5배 초과한 것 드러나
4개 기지 정화에 1100억 소요될 전망…정화 기간은 2년여




우리 정부가 장기간 반환이 지연돼온 4개 폐쇄 미군 기지를 즉시 반환받기로 한 가운데 해당 기지들의 환경 오염이 심각해 정화까지 2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즉시 반환되는 미군 기지는 2009년 3월 폐쇄된 원주 캠프 이글을 비롯해 원주 캠프 롱(2010년 6월 폐쇄), 부평 캠프 마켓(2011년 7월 폐쇄), 동두천 캠프 호비 쉐아사격장(2011년 10월 폐쇄) 등이다.

이 기지들은 수십년간 주한 미군 주둔 결과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다.

시민단체 녹색연합이 2008년에서 2017년까지 전국 미군기지 주변지역 환경 기초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부평 캠프 마켓의 경우 토양에서 다이옥신, 폴리염화바이페닐(PCBs) 등 독성 물질이 확인됐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 구리, 납, 아연, 니켈 등이 기준을 초과했다. TPH는 기준의 32.6배, 납은 29.2배, 아연은 10.5배에 달했다.

캠프 마켓에 흐르는 지하수에서도 TPH, 벤젠,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트리클로로에틸렌(TCE), 납 등이 기준을 넘겼다. TPH는 3.1배, 벤젠은 3.1배, 납은 2.9배, PCE는 2.3배, TCE는 2.7배 기준을 초과했다.

타 기지에서는 유류와 중금속으로 인한 피해가 심하다.

원주 캠프 롱은 2017년 조사에서 TPH, 벤젠, 카드뮴, 아연으로 인한 토양 오염이 확인됐다. TPH는 18배, 벤젠은 5.9배, 카드뮴은 22.2배, 아연은 5.5배 기준을 초과했다.

동두천 캠프 호비는 2011년 납이 기준을 5배 초과했으며 2016년에도 납이 2.4배 초과했다.

정부는 해당 기지들의 오염을 정화하는 데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또 4개 기지 정화 비용은 1100억원으로 추산됐다. 1100억원 중 773억원이 부평 캠프 마켓 A구역의 다이옥신 정화에 투입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캠프 마켓 B구역에 75억원, 캠프 롱에 200억원, 캠프 호비에 72억원, 캠프 이글에 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정화 비용 중 일부를 미국으로부터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미 측의 정화 책임과 환경 문제 관련 제도 개선 등에 대한 협의의 문을 계속 열어놓고 기지를 반환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 4조의 ‘환경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대목을 근거로 기지 반환 시 원상 복구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많이 양보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이는 미 측에 어떤 정화 책임도 묻지 않고 관련한 모든 비용을 우리 정부가 부담한다는 말”이라며 “정부는 환경관리 강화 방안, SOFA개정 등 그 어떤 것도 미 측에 받아내지 못하고 오염덩어리 기지만 돌려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해 미측에 정화 책임을 묻기 위한 어떤 전략도 카드도 없이 협상에 임한 결과”라면서 “6조원의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하며 단 한푼의 오염 정화비도 내지 못하겠다는 미국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