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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운명 가를 ‘2주’…한반도 비핵화 ‘중대 고비’

입력 | 2019-12-10 09:48:00

© News1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강대강’ 대치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양측 모두 ‘각자의 길’을 이미 선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적대행위를 재개할 경우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북한이 지난 7일 엔진실험장이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실험)’을 진행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전날(9일) 담화에서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녕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될 시기가 다시 올수도 있을것 같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연말이 다가오고있다”며 “격돌의 초침을 멈춰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담화를 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담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양측이 압박의 수위를 높이며 긴장이 차츰 고조되고 있는 현재의 국면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일엔 “필요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불렀다. 이는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에 등장했던 표현이다.

이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5일 “그런 표현이 다시 등장하면 우리 역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은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면 우리 역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맞대응했다.

양측이 대립각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 초에 또다시 백두산에 올랐다. 이에 대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셈법을 미국이 12월 말까지 바꾸라고 했는데 바꾸지 않은 걸로 미루어볼 때 크리스마스 때까지 미국이 셈법을 바꿀 것 같지 않다는 계산을 이미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3일 북한의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담화에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대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결심을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추인 받았고 오는 23일 전후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투쟁 방향을 결정하고 이것을 내년도 신년사에서 대내외에 천명할 것”이라며 앞으로 10여일이 북미 협상에서 중대 고비라고 봤다.

이 기간 동안 고위급 회담 개최 혹은 정상 간 친서 교환으로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담화에서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립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며 연말 이후 노선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다음 주로 예상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방한은 주목된다. 그렇지만 전체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대북 소식통은 “비건이 방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북한과 약속을 하고 오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대 실험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았고 내용도 대내용 매체를 통해 밝히지 않은 점을 들어 “아직은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기대하며 수위조절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신년사를 앞두고 이미 자신들의 계획표대로 진행하는데 혹 자신들이 판을 엎었다는 책임을 지지않기 위해 수위조절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선 김동엽 교수는 ”그 새로운 길이 단순히 대외정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핵무력 질량적 강화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양무진 교수는 “경제적으로 자력갱생, 군사적으로 자위, 대외적으로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한 자주”라고 요약하며 “군사적 측면에선 신형 무기 4종 세트를 비롯한 첨단 무기개발뿐 아니라 ‘전략적 지위’와 관련한 핵능력 고도화가 포함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새로운 길’을 공식 천명하기에 앞서 북미 간 협상 중단 및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해제 선언을 할 것이며, 시기는 당중앙위원회 회의 혹은 신년사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맞춰 무력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중대 실험’과 관련해 ‘전략적 지위 변경’이라고 언급한 만큼 위성발사보다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