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와 관련, 긴급 의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11.22/뉴스1 © News1
특히 황 대표는 지난 20일 단식 돌입 후 처음으로 천막 밖에서 노숙하며 밤을 지새웠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저녁 열린 긴급간담회를 마친 후 차량을 타고 국회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으로 이동하는 도중 차량을 유턴시키기로 결심했다. 청와대 앞 광장에서 밤을 보내는 노숙 투쟁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집시법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에 따르면 국회,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등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당초 황 대표는 20일 오후 3시쯤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뒤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 투쟁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집시법 제11조와 경호상의 이유로 분수대 앞 천막 설치를 금지하자 황 대표는 천막 없이 저녁 8시40분쯤까지 그 자리에 매트를 깔고 앉은 채 농성을 벌였다.
또 국회에서는 밤 8시40분쯤부터 한국당 당직자들은 국회의사당 정면 계단 앞에 황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할 천막을 설치했다. 황 대표는 이틀밤을 국회 앞 천막 농성장에서 잠을 자고 새벽 3시쯤 일어나 동틀 무렵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농성을 이어갔다. 천막 내부에는 침구류와 앉은뱅이책상, 좌식의자, 전기난로 2개가 비치돼 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당초 일정보다 하루 당겨서 이날 새벽 귀국하기로 했다. 나 원내대표는 귀국 직후 황 대표가 철야 단식 농성을 벌이는 청와대 앞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유예 발표와 관련 조경태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2019.11.22/뉴스1 © News1
황 대표의 단식투쟁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철회 결정을 내린 만큼 황 대표의 단식 투쟁이 여론의 지지를 얻게 되면 정부·여당에 강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전날 황 대표도 이를 고려해 긴급 간담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걸어간 후 “국민 여러분이 위대하다. 국민 여러분이 이겼다”고 외쳤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가 사실상 연기됐지만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며 나머지 2개 조건을 내세워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당초 Δ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철회 Δ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법 포기 Δ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3가지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 이후 브링피에서 “이제 산 하나를 넘어섰다”며 “이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저지를 위해 단식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단식에 돌입하며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며 “단식의 끝은 알 수 없다. 지켜야할 가치를 잃은 삶은 죽음이기에, 죽어서 사는 길을 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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