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때 호성공신 1등교서는 유일본… 초상화-자필 천자문 등 유물 17점
이항복 종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20일 기증한 ‘이항복 호성공신 교서’. 호성공신 1등 교서로는 유일하게 전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오성부원군 이항복(1556∼1618) 종가가 보물급 공신교서 등 유물 17점을 20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종가를 대표한 기증자는 15대 종손 이근형 씨(47)다. 박물관은 “호성공신(扈聖功臣·임진왜란 때 선조를 모시고 의주까지 호종한 공신) 1등 교서로는 유일한 것으로 보물급 문화재”라고 21일 밝혔다.
호성공신 교서는 이항복의 공적을 “대사마(大司馬·병조판서)에 발탁돼 홀로 수년간이나 그 책임을 맡고 있어서 사람들이 든든히 믿고 마음을 차츰 떨치게 하여 조정에서도 그에 의지하며 소중히 여겼다”고 적었다.
공신 책봉 시 하사한 초상화를 18세기에 베껴 그린 후모본(後模本) 이항복 초상화 2점, 이항복이 5세의 장손 이시중(1602∼1657)의 교육을 위해 1607년 손수 쓴 천자문도 기증했다. 이항복은 천자문에 “오십 먹은 노인이 땀을 닦고 고통을 참으며 쓴 것이니 함부로 다뤄서 이 노인의 뜻을 저버리지 말지어다”라고 적었다. 손으로 쓴 천자문 가운데 가장 시기가 이른 것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