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창업 22년 만에 유료 구독자 1억4000만 명에 연 매출 16조 원의 ‘미디어 공룡 기업’으로 자랐다. 콘텐츠 투자만 1년에 14조 원이다. 한국 방송산업 전체 매출이 16조 원 정도이니 그 규모를 알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영화 뉴스 드라마 스포츠를 언제 어디서나 TV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이를 잘 활용한 것이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이다.
▷당장 미국에서부터 ‘미디어 빅뱅’이 일어났다. 구독료가 비싼 케이블TV를 끊고 한 달 1만 원 안팎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자 방송통신 업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 2위 통신사인 AT&T는 지난해 CNN과 워너브러더스 등을 보유한 타임워너를 인수했고 이에 앞서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아메리카온라인과 야후를,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설을 인수했다. 이들은 앞다퉈 OTT 서비스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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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합병을 불허했던 공정위는 “유료 방송 시장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면서 “기업이 기술과 환경 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제 관건은 유료 방송 시장을 3분하게 된 통신사들이 얼마나 혁신하느냐다.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은 케이팝이나 한류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를 통해 어느 정도 검증됐다. 통신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살려 혁신적 콘텐츠와 서비스에 투자함으로써 한국 미디어산업의 세계시장 진출에 앞장서야 한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