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AI 글로벌 석학들 만난 이재용 “생각의 한계 허물고 미래 선점”

입력 | 2019-11-07 03:00:00

요슈아 벤지오-세바스찬 승 교수 ‘삼성 AI포럼 2019’ 참석차 방한
이재용 부회장, 삼성 미래전략 함께 논의… 영상인식-자율주행 등 공동개발도
AI ‘미국 벽 뛰어넘기’ 도전 가속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가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석학을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삼성 AI포럼 2019’ 참석차 방한한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을 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AI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다.

AI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를 그릴 때 강조하는 차세대 핵심 분야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뒤 휴대전화,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의 뇌를 닮은 AI, 이를 지원하는 5세대(5G) 이동통신망과 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핵심 분야로 꼽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벤지오 교수는 딥러닝 관련 AI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저명한 석학이다.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얀 러쿤 미국 뉴욕대 교수,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AI 분야 세계 4대 ‘구루(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차세대 음성인식 성능 혁신을 위한 신경망 네트워크 설계 및 학습 알고리즘 개발 분야의 권위자로 지난해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의 음성인식 수준이 짧고 직접적인 단어에 대해 반응한다면 이 알고리즘을 통하면 점심시간에 “지금 몇 시쯤 됐지”라는 질문을 들으면 바로 음식점을 찾아 주는 식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 인공지능랩을 설립해 벤지오 교수와 공동으로 영상 및 음성 인식, 자율주행 등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짧은 단어로만 말하거나 문장으로 말하지 않아도 말을 알아듣는, 사람을 닮은 AI 알고리즘이 개발되면 삼성의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다.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 인공지능 연구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으로 2018년부터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CRS)를 겸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글로벌 AI 리더들과의 교류를 확대해 왔다”며 “석학들과 만나며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AI 기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인들과도 AI 관련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삼성이 AI포럼을 열어 세계 석학과 첨단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행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세계 5개국에 AI 연구센터를 만들고 이 부회장이 직접 AI 네트워크 확대에 나선 점에 주목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1990년대 디지털 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영원한 ‘벽’처럼 느껴졌던 일본 전자산업을 뛰어넘었다”며 “이번에는 미국의 벽 뛰어넘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미국 기업이 독무대인 AI에 과감하게 진출하며 삼성의 변화를 이루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