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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FTA’ RCEP 협정문 타결…文 “하나의 경제 협력지대”

입력 | 2019-11-04 21:30:00


  지난 7년 간 두 차례 진통을 겪었던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 결실을 눈앞에 뒀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6개 정상이 모두 모여 최종 협정문에 서명하는 단계만을 남겨두는 성과를 도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정상들은 이날 오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차 RCEP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15개국 간 협정문 타결을 선언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향후 시장개방 등 남은 협상 과제를 마무리 짓고 2020년 최종 타결·서명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또 현대적이고, 포괄적이며 수준 높은 상호호혜적 협정을 통한 RCEP의 지향점을 재확인했다. 규범에 기반한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무역시스템을 조성키로 했고, 공평한 경제통합 심화에 대한 참여국의 기여가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RCEP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인도·뉴질랜드 6개국을 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사이의 무역의 룰을 정하는 ‘메가 FTA’를 뜻한다.

RCEP는 미국과 일본 주도로 추진됐다가 유명무실화 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보다 참여국이 5개국이 많아 세게 최대 메가 FTA로 평가 받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작년 기준 RCEP의 국내총생산(GDP)은 27조4000억달러로 세계 GDP의 32%를 차지했다. RCEP 역내 국가 인구는 36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48%에 이른다. 9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교역량은 세계 교역의 29%에 달한다.

이러한 규모와 잠재력을 통해 역내 주요국들과의 교역·투자를 활성화 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 한다면 우리 국민과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2012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계기에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7년 간 두 차례의 정상회의를 갖고도 협정문 타결 수준까지 의견이 모아졌던 적은 없었다. 28차례 공식 협상, 16차례 장관 회의를 거쳤지만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협정문 타결을 이끌었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방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올해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어젯밤 12시까지 회의장에서 회의를 했고, 지난 며칠간 긴급 수석대표 회의, 긴급 장관회의 등 마지막까지 노력을 기울여서 7년 간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정상회의 발언에서 “RCEP 협정문 타결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이 시작된 만큼 서로의 경제 발전 수준, 문화와 시스템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경제 협력지대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아울러 RCEP을 통해 무역장벽을 낮추고 각국의 규범을 조화시켜 세계 경기 하강을 함께 극복해 자유무역의 가치를 확산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동아시아는 지금까지 교류와 협력을 이어 왔고 이를 통해 문명의 발전을 이룬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RCEP이 교역을 넘어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의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CEP 타결은 정부의 핵심 추진 정책인 ‘신(新) 남방정책’의 가속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국가들이 모두 포함돼 있어 신남방 정책에 대한 협력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 국가와의 교역·투자 여건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도 기대된다. 상품 시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측면 외에 서비스·투자 분야 추가 개방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정부가 제시하는 청사진이다.

다만 13억 신남방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인도와의 협정이 끝내 무산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평가다. 인도는 나머지 국가들과 각각 양자 FTA가 체결된 데다, 자국의 정치 상황을 감안해 이번 협정문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인도의 정치적 리스크만 해결되면 내년 언제든 RCEP 협정문에 16개국 정상이 최종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다.

유 본부장은 “내년 상황을 예단하기는 너무 이르다. 인도가 동참한 16개국의 협정문 서명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경주하겠다”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검토하고 서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콕(태국)=뉴시스】